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베체트병 으로 나누어 집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은 장에 생기는 심각한 만성 염증으로서 증상, 병의 경과 및 치료 방법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 질환을 총칭하여 염증성 장 질환이라 부릅니다.
장염이란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하며 염증성 장질환은 적어도 6 개월 이상 지속되는 장의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의하여 유발되는 장염은 대부분이 일시적인 염증이므로 염증성 장질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완치에 이르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병의 경과에 미치는 인자에 대해서는 상당한 연구가 진척되고 있으며 염증을 가라 앉히기 위한 여러 가지의 약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에서 염증이 있는 부위는 연속됩니다. 연속된다는 것은 염증이 있는 부위가 몇 군데에 떨어져 있는 경우는 없고 염증 부위의 범위가 크든 작든 모두 이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거의 모든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직장에는 염증이 있으며 약반수의 환자에서는 직장부터 S 상 결장까지, 1/4 은 직장부터 S 상 결장과 왼쪽 대장까지나머지 1/4 은 직장으로부터 횡행 결장 또는 오른쪽 대장에 이르기까지 병변이 존재합니다.
장의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4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장의 내부를 감싸고 있는 점막층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심한 경우에는 대장에 궤양이 유발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환자는 설사, 혈변, 복통 등을 호소하는데 식욕 감퇴, 체중 감소, 피로감 등도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때로는 장 이외에 관절, 눈, 피부, 간,신장 등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환자에 따라 그 정도가 매우 다양하여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예도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서서히 시작하기도 하고 때로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증상이 심하다가 덜하다가 하기를 반복하며 때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없는 시기가 있기도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하는데 반하여 크론병은 입으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염증이 있는 부위가 연속되지 않고 여러곳에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약 1/3 의 환자에서는 소장에만 염증이 있으며 1/3 에서는 대장에만 그리고 나머지 1/3 에서는 대장과 소장 양쪽에 만성 염증이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장의 점막층에만 염증이 생기는데 반하여 크론병에서는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장벽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 반응이 특징입니다.
설사, 복통, 식욕 감퇴, 미열 등이 크론병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이며 관절, 눈, 피부, 간, 신장 등의 장외 증상도 비교적 자주 나타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마찬가지로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급속히 진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에 비하여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이 더 심한 예가 많으며 장기적인 경과와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나빠서 수술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체트병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전신질환으로 피부, 점막, 눈, 장, 관절, 비뇨생식기 및 신경계 등의 여러 장기를 침범합니다. 베체트병의 원인과 발생과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베체트병의 특징적인 검사소견은 없으므로 임상적인 소견에 의거하여 진단합니다. 임상적인 소견은 흔히 침범하는 부위에 따라 주 증상과 부 증상으로 나눕니다. 반복적인 구내 궤양, 피부 증상, 눈의 증상, 생식기 궤양 등이 주 증상이고 부 증상으로 관절염, 소화관의 궤양, 부고환염, 혈관 병변, 중추신경계 증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주 증상 네 가지가 모두 있으면 완전형 베체트병이라 하고 주 증상 세가지 또는 주 증상 두 가지와 두 가지의 부 증상이 있는 경우 불완전형 베체트병이라 분류합니다. 베체트병 환자의 3-5%에서 소장 또는 대장의 이상이 동반되는데 소장의 끝과 대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가장 흔히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들 질환의 원인은 정확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음식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염되는 질병도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발혀진 내용 입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우리 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면역계)가 자기 자신, 특히 장의 점막을 자신이 아닌 외부의 물질 (항원)이라고 오인하여 작용함으로써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항원은 그 자체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외부의 물질을 몰아내려고 하는 신체의 방어기전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므로 염증 반응이 증폭되게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외부 인자와 신체의 면역계 사이의 상호반응이 염증 반응을 촉발하거나 이들 외부 인자가 장의 벽을 손상시켜 병이 시작 또는 가속된다는 가설을 많은 학자들이 믿고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장을 침범하는 베체트병은 모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화관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므로 증상이 비슷지만 염증의 종류와 염증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질환이지만 늘 고통스러운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당수의 환자에서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빠졌다가 (재연) 한 동안 증상 없이 지내는 경과 (관해)를 반복하게 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 및 대장의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3 개월 이상 설사가 계속되고 설사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하게 됩니다. 따라서 짧은 기간 동안 설사하는 경우에는 대장 검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만 설사가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거나 혈변 등의 다른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포함하는 여러 검사로 장에 기질적인 질환이 있는지 알아 보아야 합니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 목적은 위장관에 생긴 염증과 조직의 손상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켜 인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 입니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질환이므로 전문의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약재로는 5-아미노살리실산 계통의 약물, 스테로이드, 항생제, 면역조절제 등이 있습니다. 면역조절제 중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세포나 사토카인을 표적으로 하여 장관의 염증과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기존 약물들에 효과가 전혀 없는 환자들에게서 사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갑자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며, 내과적 치료에도 심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계획된 수술이 시행되게 됩니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은 수술이 일차적 선택이 아니며 수술 후에도 완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이해 하여야 합니다.